
일본 취업은 일본어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본 취업 꿀팁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건 보통 일본어 실력이다. 이건 맞는 말이다. 나도 일본에서 취업 준비를 했을 때 JLPT N1을 따고 들어갔고, 점수도 이력서에 적어 어필했었다. 일본어는 있으면 좋은 옵션이 아니라, 그냥 출발선에 가깝다.
그런데 막상 취업 준비를 해보면, 일본어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비워두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나도 처음에는 일본어만 되면 어느 정도 커버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위에 뭘 더 얹느냐가 꽤 중요했다. 내가 취업하면서 특히 크게 느낀 건 세 가지였다. 토익, 외국인으로서의 경험 어필, 그리고 입사 테스트 대비다.
JLPT는 기본이고 토익은 생각보다 훨씬 잘 먹힌다

첫 번째는 토익이다. 너무 뻔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는데, 체감상 일본에서는 이게 한국에서보다 훨씬 강하게 작동했다.
한국에서는 토익 800점이 아주 특별한 숫자는 아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영어 점수 자체가 꽤 눈에 띄는 카드처럼 보였다. 내가 다니던 일본 회사는 부서 목표 중 하나가 토익 500점 넘기기였을 정도였다. 그 목표를 못 넘기는 사람도 꽤 있었고, 나는 일본어에 더 몰빵한 편이라 토익 점수가 엄청 높은 것도 아니었는데도 영어 잘하는 사람 취급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일본 취업을 준비한다면 일본어만 파지 말고 토익도 같이 챙기는 걸 추천한다. 물론 순서를 따지면 JLPT가 먼저다. 실제로 회사에 들어가 일하려면 결국 일본어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다만 JLPT를 N2 이상, 가능하면 N1까지 어느 정도 갖췄다면 그다음에는 토익을 붙여놓는 게 분명히 도움이 된다. 한국에서는 너무 흔해서 차별점이 아닌 것도, 일본에서는 꽤 분명한 차별점으로 읽힐 수 있다.
한국인인 내가 가진 경험을 그냥 넘기면 아깝다
두 번째는 한국인, 혹은 외국인으로서의 경험을 제대로 어필하는 것이다. 이건 진짜 중요하다. 일본 취업에서는 단순히 점수만 보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뭘 해왔는지를 꽤 본다는 느낌이 있었다.
군대 경험은 일본에서는 꽤 강한 이야기거리가 된다

남성이라면 군대 경험은 정말 그냥 넘기면 아깝다. 한국에서는 군대를 다녀온 게 너무 흔해서 큰 특징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다르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익숙한 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잘 설명하면 조직 적응력이나 리더십 경험으로 꽤 강하게 읽힌다.
예를 들어 분대장을 했다거나, 일정 인원을 이끌고 훈련을 운영했다거나, 책임이 있는 역할을 맡았던 경험은 충분히 이야기거리가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전산병 출신이라 IT 기업 취업과도 연결해서 설명할 수 있었다. 서버실 관리나 PC 관리, 시스템 관련 경험 같은 것들이 그냥 군대 얘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관련 직무 경험처럼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너무 평범해서 힘을 못 받을 수 있는 경험이, 일본에서는 오히려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다는 걸 나는 꽤 느꼈다.
유학 적응기와 동호회 경험도 분명한 강점이 된다

군대 경험이 없는 사람도 어필할 수 있는 건 많다. 나도 일본에 처음 갔을 때는 일본어를 거의 못하는 상태였다. 편의점에서 물건 하나 사는 것도 긴장됐고,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너무 당연했던 일상이 일본에서는 다 작은 도전처럼 느껴졌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과정을 그냥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적응 과정으로 정리해서 풀었다. 낯선 환경에서 처음에는 버벅였지만, 그런 작은 도전들을 반복해서 넘으면서 행동력이 생겼고 새로운 환경에도 덜 겁먹게 됐다는 식으로 스토리를 만들었다. 실제로 나는 일본인들과 섞이려고 춤 동호회, 축구나 농구 모임, 토익 공부 모임 같은 데도 꽤 나갔었다. 이런 경험은 사소해 보이지만, 외국인으로서 일본 사회에 스스로 들어가 보려 했다는 증거가 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일본 취업에서는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추상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실제 경험을 통해 보여주는 쪽이 훨씬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일수록 입사 테스트를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세 번째는 입사 테스트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느꼈다. 일본 취업은 서류랑 면접만 잘 보면 끝나는 구조가 아니었다. 좋은 회사일수록 적성검사나 기초 테스트가 붙는 경우가 꽤 많았다.
일본 취업은 서류와 면접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가 봤던 테스트는 일본어, 영어, 수리 쪽이 섞인 형태가 많았다. 문제 자체도 쉽다고 하긴 어려웠지만, 더 힘든 건 시간 압박이었다. 소금물 농도 같은 문제도 한국어로 보면 금방 풀 수 있는데, 일본어로 문제를 읽고 바로 이해해서 풀어야 하니까 훨씬 버겁게 느껴졌다. JLPT N1이 있어도, 일본인이 치는 일본어 테스트를 제한 시간 안에 처리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을 너무 가볍게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 취업은 언어 능력만으로 뚫는 게임이 아니라, 전형 방식 자체에 익숙해야 하는 시장이기도 했다.
유형을 미리 익히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난다

X(구 트위터)나 구글에 SPI, 玉手箱 등의 기출 문제를 사서 풀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원하고 싶은 회사가 사내 테스트를 자체 개발하지 않고 위탁을 맡기는 회사라면 기출 문제에서 나올 확률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밑의 영상을 확인바란다.
결국 일본 취업은 조합의 문제였다
내가 일본에서 취업 준비를 하면서 느낀 건, 일본어 하나만 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일본어는 기본이고, 그 위에 토익 같은 추가 카드가 있으면 생각보다 강하게 작동한다. 그리고 한국인인 내가 해온 경험은 일본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입사 테스트는 좋은 회사일수록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미리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정리하면 나는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이 세 가지를 꼭 말하고 싶다. JLPT는 기본으로 챙길 것, 한국인으로서의 경험을 작게 보지 말 것, 그리고 입사 테스트는 무조건 대비할 것. 내가 취업하면서 느낀 현실적인 포인트는 결국 여기로 모였다.
